인공 등반 기술 (주영)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1971년 봄에 정호진(넬슨스포츠 코리아 대표)씨와 필자는 벼르고 벼르던 선인봉의 남측 오버행을 하러갔다. 그 당시 인공등반 기술이라고는 전혀 모르던 우리였지만 가스통 레뷰파가 3단짜리 사다리에 앉아서 천장을 오르는 사진을 여러번 보았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등반서적을 나보다 훨씬 많이 읽은 정호진씨가 선등하기로 하고 나는 뒤를 따랐다. 책에서 본대로 흉내를 냈는데 지금 생각해도 대견할 정도로 우리들은 그 코스를 큰 어려움없이 오를 수가 있었다.
그로부터 20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나는 더욱 많은 대암벽등반 경험을 쌓을 수가 있었는데 남측 오버행을 오르던 고교시절보다 나아진 것이라고는 Fifi가 부착된 데이지 체인(Daisy chain+ Fifi Hook)의 사용법을 터득한 것과 피톤을 살짝 박는 법을 마스터한 것뿐이다. 인공등반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러므로 빨리 올라가는 클라이머가 훌륭한 인공등반가이다. 빨리 올라가기 위해서는 피톤을 살짝 박아서 후등자가 쉽게 이 피톤을 회수하게끔 조치를 해야 된다.
우리나라 클라이머들의 대부분은 인공등반시에 피톤을 너무 깊이 박는 경향이 있다. 해머로 피톤을 때릴 때 나는 소리가 높고 경쾌하게 들려야만 설치가 잘 된 것이라고 우리는 선배들에게서 배워왔고 오늘날까지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설치가 잘된 피톤은 강도가 높은 대신에 회수할 때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선등자가 피톤을 설치하는 시간은 1분 정도 밖에 소비되지 않지만 후등자가 깊이 박힌 피톤을 회수하자면 3~5분 이상 걸리게 되고 이로 인하여 등반속도가 늦어진다. 이렇게 되면 식량과 식수가 모자라게 되고 그 사이에 폭풍이라도 몰려오게 되면 정말 곤란한 지경에 처해진다. 그러므로 대암벽 등반시에는 등반속도가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쉬운 인공등반시에는 자신의 체중을 지탱해줄 정도로만 피톤을 설치하면 이상적이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해머로 가볍게 2~3번 정도만 때리면 충분하다. 이렇게 하여 4~5번 피톤을 설치하여 오른 뒤 간혹 확보용으로 확실한 피톤을 한개씩 깊이 설치하면 등반속도와 안전도가 함께 증가될 수 있다. 불행히도 현대등반에서 피톤이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의 경우 극도로 어려운 인공등반 피치에서 사용될 뿐이다.
쉬운 인공등반 피치는 너트와 프렌드 등을 설치하면서 오를 수가 있다. 이러한 현대장비의 사용이 불가능한 곳, 즉 벙어리 크랙 등에서 피톤이 사용된다. 따라서 피톤이 주로 사용되는 피치는 대부분의 경우 심각한 인공등반 피치이고 이때는 많은 위험이 수반된다. 벙어리 크랙과 나팔형 크랙에서는 정상적인 피톤의 설치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2~3개의 피톤을 겹쳐서 박는 방법만이 가능하고, 이러한 방법은 많은 실전경험을 필요로 한다. 입구가 넓고 속이 좁은 크랙에서는 겹치기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다. 크기가 큰 피톤을 먼저 하나 박고 작은 피톤을 입구의 틈새에 1~2개 겹쳐 박아서 사용하게 된다.
<그림 1>은 A4급의 인공등반 피치를 묘사한 그림이다. 대부분의 피톤이 겹치기로 설치되었다. 맨 밑에 박힌 앵글은 절반밖에 설치되지 않았다. 이 피톤의 구멍에 카라비나를 직접 걸면 지렛대 작용으로 적은 충격에도 피톤이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얇은 테이프 슬링을 피톤의 중간부분에 까베스통 매듭으로 묶어서 사용하면 안전하다. 하지만 이 경우 선등자가 추락시에 이 앵글 피톤이 빠지게 되며 피톤을 잃게 된다. 따라서 또 한 개의 슬링을 피톤 구멍에 걸어서 카라비나에 걸어놓으면 피톤이 빠져도 잃을 염려가 없다. 한가지 명심해야 될 점은 분실방지용 슬링의 길이가 피톤 중간에 묶인 확보용 슬링보다다 짧아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이다. 만일 분실방지용 슬링의 길이가 더 짧으면 추락시의 충격이 모두 분실방지용 슬링에 걸리게 되고 피톤의 지렛대 작용으로 작은 충격으로도 피톤이 빠지게 된다.
가운데 그림은 리퍼의 'Z'피톤과 소형 앵글 두개를 겹쳐 박은 것이다. 리퍼(Leeper)사의 Z피톤은 이상하게도 SMC사의 소형앵글과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룬다. Z피톤을 먼저 박은 뒤 소형 앵글을 오목한 지점에 각각 겹쳐 박을 수가 있다. 대암벽 등반시에 Z피톤을 2~3개 정도 휴대하면 유용하게 슬 수 있다. <그림 1>의 맨 위쪽 그림은 로스트 애로우를 3개 겹쳐 박은 경우이다. 크랙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이런 경우 두개의 로스트 애로우를 먼저 겹쳐서 박고 각 피톤의 사이에 길이가 긴 로스트 애로우를 쐐기처럼 추가로 박는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먼저 겹쳐 박는 로스트 애로우 두개의 머리부분이 서로 반대방향을 향하고 있어야만 추가의 로스트 애로우를 쐐기처럼 박을 수 있다는 점이다. 분실방지용 슬링은 추가로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슬링을 타이-오프(TieOff)라고 부르는데 대암벽 등반시에 20~60개의 타이오프가 필요한 코스도 있다.
수평 크랙에선 손으로 설치해
피톤을 회수하는 것도 상당한 경험이 필요한 기술이다. 피톤을 상하로 교대로 때리는 것보다는 한 방향으로 계속 때린 후 다시 반대방향으로 계속 때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 피톤이 갑자기 빠지면 분실하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이 경우를 위해 나는 슬링을 피톤에 묶어 놓은 뒤 해머로 때렸는데 슬링이 해머에 얻어 맞아서 끊어지곤 했다. 그래서 두꺼운 카라비나를 피톤에 걸어놓고 슬링으로 연결한 뒤 때렸더니 이상적이었다. 이러한 카라비나를 클리너-비나(Cleaner Biner)라고 부르는데 대암벽 등반을 마치면 이 카라비나는 버려야 될 만큼 망치자국으로 찌그러지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알루미늄보다는 쇠로된 구형 카라비나를 사용하여 클리너-비나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있다. 우량한 수평 크랙에서는 스토퍼보다는 피톤이 훨씬 사용이 편할 경우가 많다. 수평 크랙에 해머의 도움없이 손으로 피톤을 집어넣어서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체중이 걸리면서 그대로 피톤이 설치되고, 체중이 없어지면 쉽게 빠지게 된다. 나는 10년전 두개의 로스트 애로우만 가지고 10m의 수평 크랙을 해머의 사용없이 트래버스한 좋은 경험이 있다. 인공등반을 하는 기술은 사람마다 다르다. 여기에 설명하는 기술은 필자가 사용하는 '주영식 인공등반 기술'이다.
그러므로 여기에 기술되는 방법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나름대로 이해하여, 자기 스스로의 독자적인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필자는 후배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질문을 종종 받는다. 인공등반시에 자일을 피톤에 통과시킨 후 사다리를 밟고 일어서는 방법이 이상적인지 아니면 사다리를 밟고 일어선 뒤 자일을 피톤에 통과시키는 방법이 이상적인지 하는 물음이다. 이 두가지 방법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피톤에 자일을 통과시킨 뒤 사다리에 올라서면 자일 조작이 간편해지고 피톤이 빠져도 사다리의 분실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피톤이 빠지면 긴 거리를 추락하게 되므로 그 충격으로 밑의 확보물이 빠질 수 있다. 사다리에 올라선 뒤 피톤에 자일을 통과시키는 방법은 피톤이 빠져도 추락거리가 짧으므로 안전하지만 사다리를 분실하게 될 염려가 있다.
피톤이나 너트를 설치할 때 필자는 이 피톤이 아주 견고하게 설치된 것을 확신할 때가 많다. 특히 프렌드 등을 설치할 때는 이 확보물이 결코 빠지지 않으리라고 자신한다. 이런 경우 위의 카라비나에 자일을 먼저 통과시킨 뒤 과감하게 사다리를 밟고 일어선다. 그러나 위의 설치된 확보물의 강도가 의심스러울 때는 자일을 통과시키지 않은채 사다리에 올라선다. 사다리에 올라서기 전에 데이지 체인으로 사다리를 몸에 연결해 놓는다. 이때는 사다리에 올라서는 순간, 확보물에 빠져도 자일이 통과되지 않으므로 추락거리가 짧아지고, 사다리로 몸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분실의 염려가 없다.
추락시에 자일이 늘어나면 추락거리가 4~5m씩 될 수 있으므로 바로 밑의 확보물에 데이지 체인으로 몸을 연결해 놓으면 위의 피톤이 빠져도 1m 정도 밖에 추락을 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위의 사다리도 데이지 체인으로 몸에 연결하여 분실을 방자한다. <그림 2>와 같은 경우 5단짜리 사다리를 사용하여 가장 밑의 스텝에 올라서면서 테스트를 하면 추락거리를 더욱 줄일 수 있다. 요세미테의 극도로 어려운 인공등반 코스에서 5단짜리 사다리가 간혹 사용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때문이다. 인공등반시에 팔이 펌핑이 되는 이유는 기술의 부족에 있다. 오버행을 선등할 때는 팔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팔이 펌핑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경우 피피 후크를 안전벨트에 묶어놓으면 팔의 힘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50cm 길이의 슬링끝에 피피후크를 하나 달고 10cm 슬링 끝에도 피피후크를 설치하여 안전벨트에 부착, 사용하고 있다. 오버행에서 이 피피후크를 사용하는 필자의 방법은 좀 특이하다. 우선 위의 확보물에 카라비나를 걸고 거기에 사다리를 건다. 그리고 사다리의 하단에 일어서는 순간, 50cm 길이의 피피후크를 카라비나에 걸고 앉는다. 이렇게 되면 50cm 길이의 슬링이 체중을 잡아 주므로 팔힘은 전혀 안들게 된다. 피피후크에 매달린 채 다리를 사다리의 상단으로 올려놓고 일어선다. 이때 10cm 길이의 슬링에 매달린 또 다른 피피후크를 재빨리 카라비나에 걸고 앉는다. 따라서 50cm 길이의 피피후크는 체중이 전혀 걸려있지 않으므로 10cm 슬링에 매달린 채 손쉽게 50cm 길이의 피피후크를 회수할 수 있다. 10cm 슬링의 피피후크에 매달린 채 위부분에 피톤을 설치한다. 그리고 카라비나와 사다리를 위에 건다. 체중이 10cm 슬링에 모두 걸려 있으므로 손쉽게 사다리를 회수하여 위의 피톤에 옮겨 걸 수 있다.
인공등반 피치에서 후등자는 쥬마링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야 등반속도가 빨라져서 유리하다. 대암벽에서의 쥬마링 기술은 히말라야의 고정자일을 타고 오르는 쥬마링 기술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대암벽 등반시 가장 어려운 기술이 쥬마링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히말라야에서 수백 피치를 쥬마링해 본 사람도 엘 캐피탄의 동벽을 오르려면 쥬마링을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한다. 고정자일을 타고 쥬마링하는 것이 뭐가 어렵겠냐고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러나 문제는 고정자일이 지그재그로 오버행을 타고 올라가 있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피치를 재빠르게 쥬마링 할 수 있는 고속 쥬마링 기술은 대암벽의 인공등반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나는 지난 10년간 20여회의 대암벽등반을 하였고 우리나라 클라이머 중에서는 직벽 쥬마링을 가장 많이 해 보았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쥬마링에 자신이 없다는 점을 볼 때 쥬마링 기술을 소홀히 여기는 독자가 있어서는 결코 안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일반적인 쥬마의 사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쥬마 한 짝을 로프에 설치한 뒤 안전핀을 잠근다.
② 데이지 체인을 이용하여 쥬마와 안전벨트를 연결한다.
③ 쥬마에 사다리를 건다.
④ 나머지 쥬마 한 짝을 로프에 설치하고 안전핀을 잠근다.
⑤ 데이지 체인을 이용하여 쥬마와 안전벨트를 연결한다.
⑥ 쥬마에 나머지 사다리를 건다.
⑦ 밑에 설치된 사다리의 두번째 발판에 한 발을 올려 놓는다.
⑧ 위의 설치된 사다리의 세번째 발판에 나머지 발을 올려놓는다.
⑨ 위의 쥬마를 가능한 한 높이 올린다.
⑩ 위의 사다리에 올라선 뒤 밑의 쥬마를 올린다.
오버행에서의 쥬마는 확보용
쥬마를 사용하여 오르다 보면 위에 있는 쥬마는 잘 올라가지만 밑의 쥬마는 잘 올라가지 않고 오히려 로프가 따라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밑에서 로프를 팽팽하게 잡아주면 되지만, 맨 마지막 사람은 밑에서 잡아줄 사람이 없으므로 배낭이 바위틈에 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① 가운데 손가락으로 밑의 쥬마의 안전핀을 풀고
② 엄지손가락으로 캠을 연 뒤
③ 쥬마를 살며시 올린다.
④ 다시 캠을 닫고 밑의 사다리에 올라선 뒤
⑤ 위의 쥬마를 올린다. 그리고 위의 사다리에 올라서서
⑥ 밑의 쥬마의 안전핀을 풀고
⑦ 캠을 연 뒤 쥬마를 살며시 올린다.
위의 방법을 사용하여 어느 정도 오르면 밑에 있는 로프의 무게로 로프가 자연히 팽팽해져서 더 이상 캠을 열 필요도 없이 자동적으로 쥬마가 작동된다. 쥬마를 사용할 때는 항상 몸을 양쪽 쥬마에 묶어놓아 만약의 경우 두 손을 모두 놓치더라도 몸이 쥬마에 매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로프의 끝을 몸에 묶어서 쥬마가 고장날 경우에도 땅바닥 끝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 이때 로프의 중간을 한번 더 묶으면 추락시 몸이 떨어지는 길이를 한결 줄일 수 있다. 완경사의 암벽에서는 데이지 체인이 긴 것이 편리하다. 그러나 직벽이나 오버행에서는 윗 쥬마의 데이지 체인이 짧은 것이 편리하다. 나의 경우 오버행에서 윗 쥬마가 얼굴 높이에 오도록 데이지 체인의 길이를 조정하여 사용한다. 이때 밑 쥬마의 경우 길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으므로 길어도 무방하다.
빌레이를 볼 때도 쥬마를 사용하는 수가 있으나 큰 충격을 받으면 미끄러지가 쉽고, 또 로프가 빨리 상하므로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이론상으로 볼때 쥬마링(쥬마사용)은 상당히 쉬워 보일 지도 모르겠으나 실제로 오버행을 쥬마링해 본 사람은 이것이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오버행에서 쥬마링을 하며 너트를 회수하면 상당히 많은 체력과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는 사다리를 너트에 걸고 인공등반으로 회수하는 것이 오히려 쉽다. 이때 쥬마는 확보용으로만 사용된다. 수평 인공등반 크랙의 트래버스를 쥬마링 할 때도 마찬가지로 직접 인공 등반을 하면서 너트를 회수하는 것이 훨씬 쉽다.
<그림 2>는 가장 일반적인 쥬마링 방법이다. 그림처럼 위의 쥬마에 전체중을 매달리게 하면 확보물을 회수하며 오르게 된다. 문제는 그림의 가장 위에 있는 카라비나에서 자일을 어떻게 거느냐 하는 점이다. 가장 위에 있는 카라비나에서부터 자일이 급격히 꺾이며 오버행으로 할 경우 전 체중이 윗 쥬마에 매달려 있으므로 맨 위의 카라비나에 전 체중이 걸리게 되고 자일을 이 카라비나에서 맨손으로 뺄 수가 없게 된다. 이때는 윗쥬마를 자일에서 빼서 카라비나의 윗자일에 설치하면 된다. 카라비나 위의 자일에 체중이 걸리게 되므로 큰 어려움 없이 밑의 자일을 뺄 수가 있게 된다. 이때 가장 큰 문제점은 윗 쥬마에 체중이 걸릴 경우 자일의 각도로 인해 쥬마가 뒤틀리게 되고 간혹 빠질 수도 있는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방법은 짧은 거리에서만 사용해야 할 것이다.
쥬마링으로 트래버스를 할때에도 이와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다. <그림 3>과 같은 방법은 미국의 클라이머 로얄 로빈스의 책에 소개된 방법이다. 이 방법은 윗쥬마가 뒤틀릴 위험이 있으므로 길이가 짧거나 완경사의 트래버스에서만 사용을 권하고 싶다. 장거리 트래버스나 팬듈럼을 쥬마링할 때는 상당한 위험이 수반되므로 필자가 개발한 '주영식 쥬마링 방법'을 권하고 싶다. 위의 <그림 4>에서 보는 바 대로 팬듈럼 볼트에 예비 사다리를 건다. 이 예비 사다리에 올라서는 순간 체중으로 인해 늘어났던 자일이 줄어들며 쥬마가 이 볼트의 카라비나에 꽉 틀어박히게 된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다리에 일어서기 전, 약 1~2m 정도 쥬마를 밑으로 내린다. 그리고 사다리에 일어서면 자일이 줄어들어도 윗쥬마가 카라비나와 엉키게 되질 않아서 좋다.
일단 사다리에 올라서면 자일이 헐렁해지므로 카라비나를 회수하고 볼트에 직접 슬링를 카라비나 대신 묶을 수 있다. 그리고 쥬마 두개를 모두 볼트위의 자일에 건다. 그리고 볼트 위의 자일에 8자 매듭을 묶어서 몸에 고정시킨 후 볼트 밑의 자일에 하강기를 걸고 몸에 묶는다. 볼트 밑의 자일을 풀어주며 하강을 하면 저절로 팬듈럼이 된다. 이때 8자 매듭을 반드시 묶지 않아도 큰 위험은 없겠으나 간혹 쥬마가 팬듈럼 시에 뒤틀려서 빠지는 수가 있으니 반드시 8자 매듭으로 자일을 몸에 묶어 놓기를 바란다. 요세미테에서 쥬마링 도중 추락사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일을 몸에 묶어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월간 「사람과 산」에서 - 주영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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