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며...

 

산을 오르며

 

 

산을

 

오르기

 

전에

 

(공연한 설레임으로) 들뜨지 않고,

 

(그저 감사함이 앞서게 하소서)

 

오르막 길에서

 

가파른 숨 몰아쉬다 주저앉지 않고

 

내리막 길에서

 

자만의 잰걸음으로 달려가지 않으며

 

평탄한 길에서

 

게으르지 않게 하소서

 

고갯마루에 올라 서서는

 

걸어온 길 뒤돌아 보며

 

잠시 무거운 다리를

 

그루터기에 걸치고 쉴 때마다

 

계획하고

 

두 갈래 길 중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도 세심히 살펴

 

길 찾아가게 하소서

 

늘 같은 보폭으로 걷고

 

언제나 여유 잃지 않으며

 

등에 진 짐 무거우나

 

땀 흘리는 일 기쁨으로 받아들이며

 

      정상에 오르는 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오르는 길 굽이굽이

 

아름다운 것들 보고 느끼며

 

우리가 오른 봉우리도

 

많은 봉우리 중의 (그저)

 

하나 임을 알게 하소서

 

가장 높이 올라 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며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그리하여)

 

산 내려와서도

 

 

(산을 경외하며 그리워 하게 하소서…)